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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거리에서 - 김수영 ( 미발표유고 )
악어사과
2008. 12. 3. 12:40
네거리에서
누가 平和를 願하지 않는 자 있으랴마는
오늘도 나 거리에서 끝없이 싸운다.
거리는 나의 花圓이다.
反共,
닭털 파는 少女, 장타령, oo ... 속에서
나는 細胞를 組織하는
붉은 勇士가 아니다.
나는 여러가지의 참인(慘忍)한 풍경을 보고 왔노라
그것은 산 地獄이기도 하니라.
머리에 못을 박은 中共捕虜
나는 아무도 보지 못한
秘密을 보고 왔노라.
아예 조용한 곳이 -
그렇게 끔찍끔찍하게
좋아하던 조용한 環境이 나에게 필요없노라.
이 시끄러운 네거리에서
내 풀떨기 되어
어리도 날아가든지
떠내려가도 무관하겠노라.
나의 魂은 길이
네거리에 남아
나의 信念을 지키리라.
- 1954. 2~5
* 출처 : 창비 08년 여름호 김수영 미발표 유고에서